극자외선(EUV)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ASML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로이터가 7일(현지시각) 보도했다.

전 세계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신규 공장 설립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, 여기에 장비를 공급할 ASML은 규모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.

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(CEO)는 네덜란드 정부와 회의를 한 뒤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"업계의 우려와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, 그리고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"며 "(ASML이 네덜란드에서 성잘할 수 없다면) 다른 곳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"이라고 말했다.

ASML은 전 세계에 4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. 그중 절반인 2만3000명이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있는 본사 주변 지역에 있다.

부족한 해외 엔지니어링 인재를 네덜란드로 유치하는 것이 ASML의 주요 과제다. 그 외에도 건설허가 취득 문제, 네덜란드 전력망 한계, 교통 병목 현상, 병원과 학교, 주택 계획 등도 발목을 잡고 있다.

최근 몇 년 동안 다국적 기업인 쉘과 유니레버가 네덜란드떠나자 뤼테 내각(자유민주국민당)은 일명 '베토벤' 태스크포스(TF)를 긴급히 꾸리고 종합 지원 방안 마련 들어갔다.

다만 지난 2023년 11월 선거에서 반이민 정당인 자유당이 큰 의석을 차지한 이후 정부와 대화로는 직원 채용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.

자유당 대표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뤼테 정부와 협상하는 동안, 네덜란드 의회는 자국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외국인 학생 수를 제한하고 숙련된 이주 노동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폐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.

지난 1월 베닝크 CEO는 "노동 이주 제한의 결과는 크다"며 "혁신을 위한 사람들을 데려올 수 없다면 우리는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갈 것"이라고 밝혔다.

특히 세금 감면 혜택의 폐지는 ASML, 업계 단체, 인력 전문가, 그리고 칩 제조업체 NXP를 비롯한 많은 네덜란드 기술 이해관계자의 비판에 직면했다. 현재 네덜란드에 있는 ASML 직원의 40% 이상이 네덜란드인이 아니다.

미키 아드리안센스 경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내각이 "고통을 덜 주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"고 말했다.

로이터는 네덜란드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지 않은 외국인에 대한 세금 감면이 복원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.